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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어두워. 작은 불이라도 켜잔 말일세. - 파이로매니악 (이우혁 저)


  이우혁은 퇴마록, 왜란종결자 등을 쓴 인기작가이다. 판타지 작가로 유명한 사람이지만, 지금 소개할 이 파이로매니악은 판타지소설이 아니다. 어디서 보니까 판타지로 분류되어 있던데, 그건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본다.

 

  이우혁의 소설은 민족주의적인 사관이 보인다는 의견이 있다. 실제로 왜란종결자 등을 보면 한국역사를 조금 과하게 미화시킨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그런 역사적 관점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물론 주요 내용이 사회악들을 처단하는 내용이므로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당연하긴 하지만.

 

  파이로매니악은 천재 화약기술자 동훈과 전직 신문기자 영이 의기투합하여 추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돈과 권력을 통해 법망을 빠져나가는 죄인들에게 사적인 처벌을 가하는 이야기이다. 물론 어떤 쓰레기 판타지처럼 '자신이 곧 정의다.' 라는 식으로 죄의식 없이 사람들을 죽여대지는 않는다. 동훈과 영은 비록 자신들이 처단하는 자들이 용서하지 못할 죄인이라 하더라도, 법적 절차가 아닌 사적인 살인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의 뱃속에 꺼내지도, 해체하지도 못하는 시한폭탄을 집어넣는다. 그들에게 남은 시간은 단 1년. 그들은 1년 간의 시간 동안 자신들이 작성한 죄인 리스트에 적힌 죄인들을 죽일때마다 자신들에 대한 혐오감에 욕지기를 내뱉고 구역질을 한다.

 

  파이로매니악에 나오는 폭탄들은 대단히 창조적이며 과학적이다. 작가 이우혁이 공학도 출신이라는 점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너무 과학적인 설명 탓에 직접 그런 폭탄을 제조하고 싶다는 느낌까지 줄 정도다. 그러나 작가는 폭탄의 재료를 일부러 틀리게 쓴다던가 생략, 또는 가상의 요소를 집어넣어서 그런 걱정을 일소시켰다.

 

  재미있고 치밀한 구성이 돋보이는 파이로매니악에는 문제가 하나 있다. 완결이 나지 않고 3권에서 연재 중단이 된 소설이라는 문제이다. 작가가 출판사와 트러블이 있어서 그랬다는데, 다음권이 나올 방법이 없는 것인지 아쉬울 따름이다. 언젠가 나올 4권을 기대하며 이번 리뷰를 마친다.

 

 

 

"난 악마가 아냐. 인간들이 다 악마지."

by J-Taki | 2008/05/11 20:52 | 책 리뷰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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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크르 at 2008/05/11 20:52
저도 이것은 3권까지 밖에 읽은 기억이 없군요;;;

4권을 내가 못 구한건가 했는데, 역시나 안 나온 것이었다니...
Commented by J-Taki at 2008/05/12 21:55
그렇습니다. 3권 마지막에 긴장감이 최고조가 되는데 거기서 끝나버리다니.. 쩝
Commented by 위현 at 2008/06/28 19:02
현재 집필 중이신 치우천왕기가 완결된 이후에 순차적으로 완결내용이 포함되어 총 3권으로 들녘에서 재판된다고 합니다^^ 아직 출간되고 있는 작품이 완결될 기미가 안보여서[..] 저도 목빼고 기다리고 있는 실정에 이글루 들리게 되어 몇자 적고 갑니다:)
Commented by 랜디 at 2009/05/20 10:01
파이로매니악도 사학교수 처단하는 곳에 이르면 민족주의 컴플렉스가 유감없죠. 사실 도덕과 휴머니즘의 치장 덕분에 뱃속에 웅크리고 있던 자신의 욕망을 재미있게 포장해서 내놓은 마스터베이션 소설이라고 봅니다. 물론 재미있으니 별로 신경은 쓰지 않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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